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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바람을 보았나요?

관리자
2024-01-11 17:43 5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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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꽃가꾸기와 나무 심기를 좋아합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도 사철 꽃이 피고 있습니다. 꽃은 나의 친구입니다.

어디 여행을 갔다 오면 그곳의 꽃씨나 모종을 가지고 와서 키우고 있습니다.

 

금년 입춘이 지난 어느 저녁에 꽃잎이 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떨어지다 다시 살랑 살랑 날고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꽃이 아니고 나비였습니다. 금년에 최초로 봄소식을 전해 준 것이지요.

저는 정성을 다해 나비를 돌보았으나, 도저히 키울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따뜻한 날을 택해 창을 열고 자연의 품으로 나비를 돌려보냈습니다. 지금도 잘 자라고 있기를 바랍니다.

나비는 아파트 화분 어딘가에서 알이 부화 되어 나비가 된 것이지요. 이 적은 미물의 곤충도 봄바람<春風>에 봄소식을 전해 듣고 나비로 깨어 난 것이지요.

또 실내 화단 한구석에서 일 년 동안 기다려온 수선화가 고개를 내밀더니 노란색의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겨울동안 죽은 듯 숨어 있던 수선화의 구근에도 여전히 봄소식이 전해저서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봄기운을 그 누구도 막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내가 가꾸고 있는 루소숲에도 진달래와 생강 꽃이 한창피고 있습니다.

 올 봄 초등학교 학생들이 루소숲에 찾아와서 생강 꽃의 냄새를 맡고, 진달래꽃을 따먹는 학생들의 얼굴에도 봄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매년 봄의 여신이 맨손 맨발로 우리 곁에 오면 그냥 맨손 맨발로 보낸 지 수십 년이 되었습니다.

보내어진 봄 중에 기억에 남는 특별한 봄이 있는지요?

올봄이 기억에 남는 특별한 봄이기 위해 봄의 손과 발을 꼭 잡아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렸던 우리의 소망이 이루어지는 봄이 되어지를 기원합니다.

 

 

영국의 시인 Christina Rossetti(1830 -1894)의 “누가 바람을 보았습니까?”(Who has seen the wind?)란 시를 중학교 때 영어시간에 배워 지금도 봄이면 즐겨 암송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바람을 통해 시절과 때를 알지요.

 대지의 혼인 바람이 우리를 흔들어 떨게 하는 기적의 바람소리에 우리의 의식이 깨어나기를 바랍니다.

봄을 아끼는 이에게는 오래도록 머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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